2023. 1. 14. 21:38ㆍ자기 계발 책 리뷰
더 적은 시간을 공부해도,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도 기억을 못 하고 쉬운 문제도 못 푸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능'의 차이라고 말하죠. 지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지능의 차이로 원인을 돌리면 마음은 편하겠죠. 노력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핑계를 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인지 심리학자들과 뇌과학자들은 지능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나 제한적이라고 말합니다. '밑줄 긋기', '반복해서 읽기'같은 가짜 공부법이 아니라, 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진짜 공부법만 익힌다면 누구나 심지어 뇌의 일부분을 다친 사람들도 뛰어난 학습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이들이 말하는 진짜 공부법은 뭘까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두 개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인출 연습'과 '시간 간격'입니다. 각각의 키워드가 의미하는 바를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인출 연습
읽기와 듣기 같은 수동적 학습만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꺼내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동적 학습을 반복하면 '아는 것' 보다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만 쌓이게 됩니다. 책을 한 두 번 읽고 나서 다시 그 페이지를 펼 쳐 보면 이미 봤던 내용이기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그래서, '아 이거 다 아는 거네'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막상 읽은 내용을 써보라고 하거나 설명해보라고 한다면 '아는 것은' 설명해도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익숙함과 배움을 착각한 결과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주기적인 인출연습이 필요합니다. 인출 연습은 다양하게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시험 보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시험'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지만, 부담이 적은 시험을 자주 보는 것은 학습 효과를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전에 'EBS 다큐프라임 '다시 학교'에서 다뤄진 적이 있는데 평가 목적이 아닌 인출 목적의 잦은 시험은 학습 목표도 높이고 시험에 대한 불안감도 없애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시험 외에도 인출 연습에는 여러 방법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배운 내용 써보기, 직접문제 만들어보기, 다른 사람 가르치기 등등. 특히 '다른 사람 가르치기'가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내용을 가르치려면 내용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내용을 재구조화해야 합니다. 거기에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죠.
둘째, 시간 간격
무언가를 학습하거나 일을 하는 등 생산성이 필요할 때 우리는 시간 간격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시간 간격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쉬는 시간 갖기와 간격 두고 복습하기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쉬는 시간 갖기는 학습이나 작업 중간 쉬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관건은 쉬는 시간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쉴 것인가?입니다. 여러 학습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집중력은 10분에서 40분 사이에 자연스럽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40분 이내의 시간 동안 집중한 후 휴식 시간을 갖고 다시 시작하는 게 우리의 집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수업이 한 교시에 40분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원리를 잘 활용하는 기법이 있습니다. 바로 포모도로 기법입니다. 포모도로 기법의 핵심은 25분간 학습을 한 후 5분간 휴식을 취하라는 겁니다. 이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수십 명이 모이는 파티에 참석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 처음 인사한 몇 명은 기억할 것이고, 파티를 떠나기 직전에 함께 있던 한 두 명도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나 파티가 한창일 때 인사한 사람이나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기억하기가 어렵겠죠. 처음 몇 명을 잘 기억하는 것은 '초두 효과' 덕분이고 미자믹 몇 명을 기억하는 것은 '최신 효과' 덕분입니다.
25분이라는 짧은 작업 시간을 주기로 휴식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를 더 여러 번 누릴 수 있는 효과가 있어 학습 효율이 큰 폭으로 향상됨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 쉴 때 너무 오래 쉬면 배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으니 딱 5분 정도만 쉬는 것이 좋습니다. 단지 공부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필요한 모든 일, 독서, 글쓰기 업무에도 이 포모도로 기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간격 두고 복습하기'입니다. 복습이 중요하다는 조언만큼 선생님들이 자주 하는 잔소리가 없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복습을 하라고 알려주는 선생님도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이라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학습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내용을 망각하는 정도를 그래프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20분이 지나면 대략 40%를 망각하고, 1시간이 지나면 약 60%, 하루 이틀이 지나면 약 70~80%를 망각하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복습이 중요한데 단순히 여러 번 보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시간 간격을 늘려서 복습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10 후, 2시간 뒤, 하루 뒤, 1주 뒤, 한 달 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시간 간격을 두는 이유는 그래야 망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망각은 안 좋은 것 아닌가 하실 수 있는데 전혀 잊은 것도 없고 완벽하게 기억이 난다면 복습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노력을 할 때 우리는 더 흥미를 느끼고 몰입하게 된다고 합니다. 간격을 두고 인출하면 일출할 때마다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런 인지적 고통이 있어야 우리는 학습 내용을 더 의미 있는 학습 과정으로 인식하고 집중합니다. 이렇게 노력을 들여 배운 지식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기억하세요. 어렵게 배워야 오래 기억합니다.
마무리
시험공부, 자기 계발, 취업준비, 승진, 이직, 은퇴 등을 이유로 우리는 평생 배우는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또한 보다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말은 정보 중심의 사회에서 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제 '진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했던 '가짜 공부'는 소용없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일수록 뇌에 메커니즘에 맞는 방식으로 '진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인출 연습'과 '시간 간격 활용'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학습 능력의 부족함을 느낀다면 당신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그저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를 몰랐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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